Tuesday, April 12, 2011

빈자리...

아내가 내게 온 것이 2년, 그때 교회도 같이 옮겼으니 아직은 신입이다. 물론 신앙생활은 모태부터 한 친구라 적응도 빠르다.

6개월후엔 성가대에 참여하고 그때부터 찬양단도 하고, 일단 들어가니 그동안 해온  경력이 있어서인지 제자리를 탄탄히 잡아가는것 같다.

그 와중에 장애아 활동보조일을 한다. 그 교육을 받으러 가던 어느날, 울면서 전화를 했다. 친하게 지내던 집사님 한분이 먼저 세상을 떴다는거다. 우는 아내 달래며 달려간 초상집에서 목이 메어 우는 남편과 중학생인듯한 딸과 대학생인 아들을 봤다.

돌아가신분은 나이가 이제 마흔다섯. 남편은 직장다니고 아내는 꽃집을 하고 모친까지 모시며 살았던 모양인데...젊어서 그런가 주변사람들의 슬픔이 극진하고 크다.

우리 둘째녀석은 어려서 겪었지만, 그리고 이제 겨우 중학생일뿐인데도, 한쪽 부모 먼저보낸 슬픔을 잊지 않고 있는듯 그집 딸아이를 더욱 애처로와하고 슬퍼했다. 교회에서도 사이 좋게 지낸듯, 그 아이가 한해 선배인데도 더욱 친하게 지내고 있다.

그 남편은 직장에 다니면서 아내가 하던 꽃집도 버리지 않고 같이 하겠다고 마음먹은 모양이다. 교회에 와서도 아주 피곤한 모습이더라는 아내의 전언, 아름다운 사랑이다. 나이도 아주 많지 않은데 집착에 가까운것 아닌가 싶을 정도로...

주일날인데 아내가 전화를 했다. 그 딸아이가 집에 놀러와있다는거다. 학생이면서 성가대에 제 아빠와 함께 서는 녀석인데 저녁 집회때까지 있을 곳이 마땅치 않고, 아빠는 그 사이에 꽃집 돌보러 가셨다니 둘째가 같이 가자고 해서 왔던 모양이다.

먹기도 잘 먹고, 밝게 놀기도 잘 놀더라고 한다. 내가 들어가서 보니 스스럼없이 이야기도 잘하고 ..대견하다. 집이 멀어서 평상시엔 만나기도 힘들고 주일날만 보는 아이다. 그래선지 아이들끼리 참 잘도 지낸다. 한해 후배라고 공부하는것도 챙겨주고 점잖은 충고도 아끼지 않는다.

흐뭇한 일이다. 공동체란 이런것이 시작이겠지 싶다. 교회는 현재 부흥회 기간이다. 다들 바쁘고 힘들지만 '함께' 지내는 것이 서로에게 힘이 되어줄 터이다.

둘째녀석은 며칠째 장염으로 고생인데, 그 와중에 불러다 같이 놀았으니 제대로 뭘 해 먹이지도 못한셈이다. 그래도 뭔가 같이 먹는다고 먹어댄 모양이어서 이녀석 장염은 더 심해지고  말았다. 결국 월요일에는 조퇴해서 집에서 쉬어야하는 상황이 되었다.

오늘 아침, 밤에 설사한번 하고 겨우 학교를 보내놨는데...출근하면서 전화를 했더니 아내가 그 아이 이야기를 한다.

'주일날 그렇게 잘 먹더라구~ 속이 허해서 그런가 싶을 정도로 엄청나게 먹길래 은근히 걱정도 했는데...오늘 새벽부터 둘이 문자를 계속 주고 받는 모양이더라구...'

아빠는 새벽같이 나가서 꽃집을 둘러보고 출근하는 상황, 오빠는 지방에서 대학 다니는 상황, 연로하신 할머니 같이 계시니 제대로 돌봐주지 못하는 모양이다. 그런데 주일날 많이 먹어서인지 이녀석 역시 배가 아프고 설사를 했는지...우리 아이에게 어쩌면 좋으냐고 문자를 했던 모양이다.

병원가면 되지~ 그런데 녀석이 돈가진게 하나도 없다는게 문제다...증세가 비슷해서 물어봤을텐데 집도 천리밖이니 뭐 도와줄 수 있는 일이 없다.

겨우 애엄마가 학교에 가서 심하면 선생님께 돈을 빌려서 병원에 가봐라...하고 이야기해주고 말았다니...'가까운데라도 있어야 달려가보기나 하지...' 아내의 목소리에 안타까움과 속상함이 그대로 묻어나온다.

빈자리가 크겠지...늘 믿고 의지하던 엄마가 없어지니 그 빈자리가 오죽이나 크랴...자잘한것들, 조그만것들,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던 것들이 챙겨주는 사람이 없으니 얼마나 크게 느껴지랴...아침부터 씁쓸하다. 정말 집이라도 가까와야...

0 comments: